저녁이사
이미 부끄럽고 창피합니다. 하지 않았네. 다만 사람을 안고 놓지 않으려고
했을 뿐이네. 창고보관료계산 장자익은 헛기침하더니 보친왕에게 눈짓을
했다. 보친왕은 고개를 끄덕이고 곽박에게 시선을 옮겼다. 어떠한가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보친왕과 장자익은 재빨리 시선을 교환했다.
그렇다면 소곽, 나는 옥희를 자네에게 주겠네.
그런 장난을 하시면 안 됩니다 뭐가 대수로운가 자네는 기껏해야 한 사람은
크고 한 사람은 작은 사람을 거느린 데 지나지 않지. 운주가 포용하는
아량이 없을까 내 그대를 대신해서 말해주지 저녁이사 전에 내 어찌 당장
첩을 거두라고 하겠는가 그대와 운주가 결혼한 후에야 이야기할 것이네.
무진동차 합의를 본 것으로 하겠네. 옥희는 염려 말게. 나는 조금전에
관찰해 보았는데 그녀 역시 그대에게 응할 태도였네. 있다가 곽박은 몸을
일으켜 작별인사를 했다. 두 사람이 왕부 안으로 들어가자 말에 타고 있던
곽박의 입가에 한가닥 신비한 웃음이 떠올랐다.
충청북도 음성군 생극면 차평리 27616
어깨를 나란히 하고 꽃밭 사이의 청석을 깐 소로길을 걷고 있었다.
득의양양한 빛을 띠우고 있었다. 저녁이사 흑도의 마두라고 할 수 있고
오늘날 친왕부에서는 가장 총애를 받고 있는 철취군평생사신복 장자익은 온
얼굴에 아첨의 빛을 띠우고 그의 곁에서 걸어가고 있었다. 이사사이청소
갑자기 보친왕은 중얼거리듯 입을 열었다. 오늘 수확이 풍성한걸. 어제 밤
그 걸음도 결코 헛걸음 아니었고 돌아보며 웃었다. 조금 전에 어째서 옥희로
하여금 사야, 오늘은 어떻게 된 것이오 어째서 그토록 맹한 생각하시지요.
큰 고기를 낚아야 합니다. 특수화물 어깨를 쳤다. 그대는 내 지낭이자
훌륭한 군사이네 같은 차가운 음성이 들려왔다. 그 말소리는 후원으로
통하는 월동문에서 들렸다. 명의 체구가 헌칠한 흑의인이 서 있었다.
저녁이사 세쯤 되는 나이에 기다란 눈썹, 봉의 눈, 우뚝선 콧날, 한일자로 꽉
다물어진 입, 허연 얼굴, 붉은 입술의 소유자인데, 준수하고 영기발랄하며
헌칠한 것이 속되지 않아 절세의 미남자라 할 수 있었다.
눈동자가 약간 음침하고 날카로워 사람을 핍박하는 기운이 서려 있었다.
저녁이사 껄껄 웃으며 두 손을 마주 잡아 보였다. 노제, 그는 자네와
화해하겠다고 했네. 마땅히 응낙을 해야지요. 나는 벌써 그가 응낙하리라고
헤아려 보고 있었습니다. 이사창고 사람이지요. 허허허, 금 노제, 내가 볼
때가 그가 고개를 끄덕인 이상 두분 사이의 그 옛날 감정싸움에 대해서 금
노제 역시 덮어두는 것이 좋겠네. 큰일을 위해서 제가 어찌 받들지 않을 수
있겠소 하지만 제게 한 가지 조건이 있는데 사아가께서 허락을 해주실지
그대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일이 있겠는가 나는 다른 거창한 부탁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옥희 한 사람만을 바랄 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