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보관

명을 어길 셈이냐 소녀는 죽어도 그 작자를 만나 보지도 않을 거예요.

비올때이사 들어 익히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번 강호행을 떠나기 전, 사부인

정인신니는 당문혜에게 어울릴 만한 신랑감을 구해 보겠다고 말하였었다.

구하러 강호를 떠돌다 보면 여러 인물들을 만나 보게 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아직까지 알지 못하던 인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였다. 사부인

정인신니가 사람 보는 눈이 까다로워 웬만한 인물은 그녀의 눈에 차지도 않을

것임을 알기에 그러마라고 순순히 대답을 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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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문혜는 조부인 독심암왕이 부르는 종소리에 서둘러 오다가 이 같은 말을 듣자

화가 나서 찬바람이 씽씽 부는 태도로 일관하다 자신이 처소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상념에 잠겼다. 서류보관 놓고 다소 의기양양한 기분으로 그녀에게

말을 꺼냈으나 이런 태도로 나오자 어떻게 해야 현명한지를 일시간에 판단을

내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천소기는 독서삼매경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 있었다. 서치라 불릴 정도로 새로운 학문을 즐겨 배우던 그에게

진법이라는 새로운 세계는 너무도 흥미진진한 것이었기 때문에 더하였다.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개곡리 10002

비올때이사

뇌리에 각인되었을 무렵은 이미 일몰이 지나 어두컴컴한 밤이 되었을 때였다.

서류보관 그 사이 시비가 음식을 차려 갖고 왔다가 식어서 다시 가져가고 데워

오기를 몇 차례나 하였으나 천소기는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가

서책을 덮은 것은 거의 삼경이 다 되었을 무렵이었다. 게 이토록 대단한 것인 줄

내 미처 모르고 있었다. 오십 년이란 세월이 걸렸음을 천소기는 모르고 있었다.

독파함은 물론 모든 내용을 고스란히 자신의 머릿속에 각인시켜 둔 자신의

능력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표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