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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양청이 쥐고 있던 용두괴장도 땅껍질을 벗겨낼 듯 무서운 파공음을 일으키며

휘둘러졌다. 그리고 천지는 비정으로 냉혹하게 찢어졌다. 회사포장이사 어버이 같았던

자와 한때는 아들 같았던 자들이 비정이란 운명의 굴레 속에서 죽고 죽여야 하는 사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그 속에서 한 늙은 생명은 허탈한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허허 한백, 넌

역시 젊었어. 이 늙어빠진 목숨 하나 앗아가는 데 그리 긴 시간을 소비하지 않으니 허허,

역시 젊음은 좋은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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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승풍파랑도에 수십 척의 선단이 나타났다. 5톤포장이사 범선에는 깃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승풍파랑도, 일 년 만에 다시 돌아왔구나. 내게는 제 이의 고향인 이곳에.

단기짐보관 느껴지는 이 음성은 갑판에서 울리고 있었다. 수놓아진 장포를 입은 미장부가

우뚝 서서 해풍을 맞고 있었다. 천풍과 옥라빈, 금비려였다. 서있는 삼 인의 모습은 마치

천상에서 하강한 것처럼 아름다웠다. 눈에서는 냉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전라남도 신안군 안좌면 복호리 58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