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이사

사람의 시선이 격렬하게 부딪쳤다. 엄습했다. 손없는날 나직이 소근거리는 소리가 문득

두 사람의 귓속을 간지럽혔다. 붙어 붙을 놈들 같았으면 벌써 한판 붙었지. 빈 수레가 더

요란한 법이라고. 장내에 있는 사람들 중 듣지 못한 이는 한 명도 없었다. 쭉 찢어진

눈에 독기를 뿜으며 소리가 들려 온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소년이 서로 이마를 마주

대고 앉아 있었다. 툭 튀어 나온데다 콧구멍이 뻐끔히 위로 들려져 있어 실로 보기

드물게 못생긴 얼굴이었다. 마주 보고 앉아 있는 소년은 불그스레한 화안에, 눈까풀과

양쪽 귀가 아래로 축 처져 있는 것이 흡사 미륵불을 연상케 했다.

가성비이사

예리한 눈빛을 폭사하며 소리쳤다. 새아파트이사 이마를 마주 댄 채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봐, 내 예상이 적중했지 기다렸다는 듯 표적을 바꾸잖아 가성비이사 오죽이나

맞는 게 두려웠으면. 이런 대화를 더 이상 듣고 있을 냉자기가 아니었다. 버리고 말겠다

것도 없다는 듯 무자비하게 비수를 내리쳤다. 비수가 두 소년의 목에서 한 자 가량

사이를 두고 멈칫 정지되었다.

강원도 영월군 무릉도원면 두산리 26200

손없는날

두 소년이 이마를 맞대고 있는 새로 두 마리 거미가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본

것이었다. 컸으며 적을 노려보고 있었고, 반면 작은 거미는 공교롭게도 그 순간 몸을

돌려 미륵불소년의 무릎 위를 기어오르고 있었다. 미륵불소년은 혀를 끌끌 차더니 문득

고개를 돌려 냉자기를 힐끔 쳐다보았다. 보관이사비용 곧 의아로운 표정이 떠올랐다. 어

너 오줌 누러 간다더니, 언제 왔냐 그 칼은 웬 거냐 지금 뭘 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