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보관

점차 다리를 거슬러 올랐다. 몸이 불에 덴 듯 화들짝 튀어 올랐다.

이사비교견적 여인의 가장 깊고 소중한 곳, 그 계곡으로 사내의 손길이

침범한 것이다. 파고들었다. 사내를 끌어 당기며 채근했다. 천약란에게

자신의 몸을 실어갔다. 언제 여자와 관계해 보았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눈이 번쩍 떠지며 예쁜 발가락이 잔뜩 오므라들었다.

짐보관

안으로 후비고 들어온다 할까 거대한 기둥 하나가 틀어박힌 느낌이라 할까

아예 그것은 목구멍 안까지 거대한 그 무엇이 꽉 들어찬 느낌이었다. 짐보관

속으로 파고들었다. 천약란은 영혼마저 꿰뚫리는 듯한 묘한 고통 속에서도

두 다리를 한껏 벌려 추옥을 받아들이고자 노력했다. 참아야 하는 거야.

누군가가 그랬어. 사랑하는 사람과의 첫날밤이라면 이런 고통쯤 참아야

하는 거라고.

전라남도 해남군 계곡면 잠두리 59017

이사비교견적

고통스러울 줄은 몰랐다. 짐보관 껴안으며 미친 듯이 머리를 도리질쳤다. 두

남녀의 몸이 밀착되며 묘한 음향이 들려 나왔다. 이사화물차 이기려는 듯

천약란은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밀착되기를 얼마, 결국 천약란의 입에서는

참다 못한 야릇한 비명이 터져 나오고 말았다. 컨테이너물류 변한 채 미동도

없이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눈부시게 쏟아지는 월광이었다.

얼굴에도 어둠이 깔려 들었다. 여기서 지치면 끝장이오.

이사화물차

어두운 통로 속을 웅웅거리며 메아리처럼 울렸다. 암흑만 존재할 뿐이었다.

짐보관 살갗을 파고드는 축축한 습기와 악취는 질식하도록 팽배해 있었다.

속을 비틀거리듯 빠져나오고 있는 두 남녀가 있었다. 죽을지언정

십전공자에게 시집가지 않겠다고 애원하는 딸을 보다 못한 구문제독

천군도는 은밀히 딸을 추옥과 결합시켰다. 순간부터 구문제독부는 이미

그의 이목 아래 있다고 봐야 한다. 이사집보관 황궁은 물론 구문제독부와 몇

개의 중요시설물이 갖추고 있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도피통로였다.

천군도는 구문제독부의 설계지면을 놓고 사흘 밤낮을 검토한 끝에 열 여섯

개의 탈출로 가운데 이곳을 결정했다.